치매를 앓는 어머니가 기억하는 단어가 딱 하나 있었습니다. 작가. 천선란은 그 단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몇 년간 매일 네 시간씩 어머니의 병실을 지키며 글을 썼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첫 소설집 어떤 물질의 사랑입니다.
SF소설집입니다. 그런데 리디 독자 리뷰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표현이 있습니다. "SF인데 읽으면서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우주선과 외계 생명체와 안드로이드가 등장하는 소설인데, 결국 남는 것은 상실과 외로움과 사랑에 대한 감각입니다.
| 항목 | 내용 |
|---|---|
| 저자 | 천선란 |
| 출간 | 2020년 7월 (아작) |
| 장르 | SF 단편소설집 (8편 수록) |
| 수상 | 한국과학문학상 단편 부문 가작 수록 |
| 주제 | 상실, 외로움, 사랑 — SF적 장치를 통한 서정 |
| 후속작 | 천 개의 파랑 (2020) —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
어떤 물질의 사랑 수록작 — 8편이 담고 있는 것들
사막으로는 소설집의 첫 단편입니다. 경향신문 인터뷰에 따르면 "사막에 대해 글을 써보는 건 어떻겠니"라는 아버지의 말에서 시작해 우주비행사가 된 딸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자전적 감각이 짙은 작품입니다.
마지막 드라이브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150번의 의도된 교통사고마다 반복해 몸을 던지는 안드로이드의 이야기입니다. 경향신문 소개에서 이 단편을 소개하면서 "각자의 상실과 외로움을 견디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라고 표현했습니다.
레시는 딸을 잃은 어머니 승혜가 바다를 잃은 지구를 위한 연구를 위해 토성의 얼음위성 엔셀라두스로 향하는 이야기입니다. 알라딘 소개에서 "돌연 언젠가 다시 만날 거라는 불가능의 확신"이라는 구절이 인용됩니다.
어떤 물질의 사랑 (표제작)은 성별 구분의 사이를 유영하는, 배꼽이 없는, 알에서 태어난 존재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입니다. 알라딘 소개에서 이렇게 묻습니다. "성별 구분의 사이를 유영하는 존재가 연애를 하고 헤어짐을 경험하면 안 될 이유가 무엇일까."
천선란 SF가 다른 이유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천선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간이 비주류가 되는 지구를 꿈꾼다"고. 인간 중심의 서사에서 벗어나 외계 생명체, 안드로이드, 인간과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는 것들의 시선으로 세계를 보는 것이 천선란 SF의 출발점입니다.
사적인서점 리뷰에서는 이렇게 분석합니다. SF적 장치들이 클리셰처럼 등장했다가 투명하게 사라지고, 그 자리에 감정이 남는다고. 현란한 SF적 장치는 많지 않지만, 단단한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며 읽는 이에게 가볍지 않은 여운을 남긴다는 것입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천선란은 어릴 적 만화책을 즐겨 읽었고, 방대한 이야기를 한 장의 그림으로 설명하는 만화의 화법이 작품에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그 영향이 천선란 소설의 장면 전환 방식과 이미지 구성에서 느껴집니다.
어떤 물질의 사랑과 천 개의 파랑 — 어느 것부터 읽으면 좋은가
천선란을 처음 접한다면 천 개의 파랑부터 읽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받은 작품이고, 경주마와 안드로이드 기수의 이야기로 더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천선란의 문학적 출발점과 핵심 감수성을 이해하고 싶다면 어떤 물질의 사랑을 먼저 읽는 것이 맞습니다. 어머니의 병실에서 쓴 소설들, 그 맥락을 알고 읽으면 각 단편이 담고 있는 감각이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우주와 외계 생명체와 안드로이드가 등장하는 소설인데, 결국 남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당신은 무엇을 사랑합니까. 그리고 그 사랑을 어떤 물질로 증명하고 있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