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둘이에요.
오른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요. 그런데도 소설을 썼어요. 그리고 MBC 뉴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끝까지 현역으로 글을 쓰다 죽겠다."
황석영의 신작 《할매》예요.
교보문고 별점 9.7, 알라딘 별점 9.6. 2025년 12월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올랐어요. 그 전작 《철도원 삼대》 이후 5년 만의 신작이에요.
| 항목 | 내용 |
|---|---|
| 저자 | 황석영 |
| 출간 | 2025년 12월 12일 (창비) |
| 장르 | 장편소설 |
| 별점 | 교보문고 9.7 / 알라딘 9.6 |
| 전작 이후 | 철도원 삼대 (2020) 이후 5년 만 |
| 수상 이력 | 만해문학상·대산문학상·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 2025년 금관문화훈장 |
팽나무가 화자라는 게 이 소설의 핵심인데
이 소설의 화자는 사람이 아니에요.
전북 군산 금강 하구에 뿌리내린 팽나무예요. 600년이 넘는 나무예요.
북방 대륙의 개똥지빠귀 한 마리가 죽으면서 품고 있던 씨앗 하나가 땅에 떨어졌고, 그 씨앗이 자라서 600년을 그 자리에 있어온 나무예요.
그 나무의 시선으로 600년의 역사가 펼쳐져요. 임진왜란, 동학농민운동,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산업화. 그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지켜봐온 나무의 이야기예요.
브런치 독자 리뷰에서는 이 소설을 이렇게 표현했어요. "한편의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으로 소설을 읽다가 수억 년의 시간을 건너 지구에 추락한 작은 운석의 틈새에서 하루살이가 장엄하고도 허망한 생을 마감하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울고 말았다."
(팽나무가 화자라는 설정이 처음엔 낯설 수 있어요. 그런데 읽다 보면 그게 오히려 자연스러워지는 순간이 와요. 나무의 시간으로 보면 인간의 역사가 다르게 보이거든요.)
이 소설의 제목이 왜 할매인지를 알면
할매는 그 팽나무의 이름이에요.
마을 사람들이 600년 된 팽나무를 수호신처럼 여기며 붙여준 이름이에요. 할매는 마을의 오랜 기억이고, 마을의 증인이에요.
그리고 이 소설에서 할매는 단순한 나무가 아니에요. 교보문고 소개에 따르면 이 소설은 한 마리 새의 죽음에서 싹터 600년의 세월을 겪어온 팽나무 '할매'를 중심축으로 이 땅의 아픈 역사와 민중의 삶을 장대하게 엮어낸 작품이에요.
사람이 죽고, 마을이 사라지고, 나라가 바뀌어도 그 자리에 서 있는 나무. 그 나무의 시선으로 보면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지는지가 보여요.
황석영이 왜 이 소설을 지금 썼는지
창비 소개에 따르면 황석영은 저자는 한국 근현대 노동자의 삶을 묵직한 서사로 꿰뚫었던 전작에 이어 이번에는 장구한 역사와 인간 너머의 생명으로 이야기의 지평을 한층 넓혔다고 해요.
철도원 삼대가 한국 근현대사 100년을 노동자의 시선으로 담았다면, 할매는 그보다 훨씬 긴 600년을 자연의 시선으로 담아요.
그리고 이 소설이 나온 시점을 보면 의미가 있어요. 기후 위기, 생태 파괴가 화두가 된 지금. 황석영은 600년 된 나무의 목소리로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묻고 있는 거예요.
MBC 뉴스에서 황석영은 이렇게 말했어요. "순환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만사가, 세상만사가."
(팔순이 넘은 작가가 600년의 이야기를 쓴 거예요. 그 자체가 이 소설의 메시지 같기도 해요.)
소설이 도달할 수 있는 깊이에 대해
소설가 정지아는 이 소설에 대해 이렇게 썼어요.
"《할매》와 같은 소설은 오늘날까지 읽어본 적이 없다. 한편의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으로 소설을 읽다가 수억년의 시간을 건너 지구에 추락한 작은 운석의 틈새에서 하루살이가 장엄하고도 허망한 생을 마감하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울고 말았다."
문학평론가 백지연은 "하나의 작은 씨앗이 얼마나 광대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를 눈부시도록 아름답고 웅대한 시적 서사의 세계로 보여준다"고 했어요.
알라딘 소개에서는 이렇게 표현해요. "팽나무의 시간은 흐르는 게 아니라 쌓여가는 겹겹의 층이었다."
이 한 문장이 이 소설의 전부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독자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출간 직후부터 반응이 빨랐어요. 브런치 독자 리뷰에서는 "귀하는 동안 절반을 읽었고, 집에 도착해서도 책을 놓지 못할 만큼 몰입감이 컸다"는 감상이 나왔어요.
교보문고 별점 9.7, 알라딘 별점 9.6이라는 수치가 이 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평가를 가장 잘 보여줘요. 현재 국내 출간 소설 중 최고 수준의 독자 평점이에요.
단 황석영 특유의 방대하고 묵직한 서사에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다소 진입 장벽이 느껴질 수 있어요. 철도원 삼대나 장길산 같은 전작을 먼저 읽어본 독자라면 더 깊이 빠져들 수 있는 소설이에요.
팔순을 넘긴 작가가 600년의 이야기를 썼어요.
오른쪽 눈이 잘 안 보이면서도 끝까지 현역으로 글을 쓰다 죽겠다고 했어요.
그 집념이 이 소설 안에 있어요. 한 마리 새의 죽음에서 시작된 씨앗이 600년이 된 것처럼, 작가의 말 한마디가 이 소설이 된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