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줄거리 결말 역사에 버려진 사람들이 살아낸 이야기, 이민진 소설 | 노리노리

파친코 줄거리 결말 역사에 버려진 사람들이 살아낸 이야기, 이민진 소설

소설의 첫 문장이 이렇게 시작돼요.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이 한 문장이 이 소설 전체를 담고 있어요.

역사에 버려진 사람들의 이야기, 그럼에도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2017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민진의 《파친코》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천했고, NYT 선정 21세기 100대 베스트 도서 15위에 올랐어요.

그리고 2022년 애플TV+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전 세계가 다시 이 소설을 찾았어요.


항목 내용
저자 이민진 (Min Jin Lee, 한국계 미국인)
원서 출간 2017년 (미국 영문 출간)
한국어 출간 2022년 (인플루엔셜, 새 번역본)
장르 대하소설 / 역사소설
구성 4대에 걸친 재일조선인 가족 이야기
해외 수상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 33개국 번역 출간
드라마화 2022년 애플TV+ (윤여정, 이민호 주연)

이 소설이 탄생하는 데 30년이 걸렸다는 게 인상적인데

이민진 작가는 일곱 살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계 미국인 작가예요.

역사 전공자로서 일제강점기와 재일조선인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ibookpark 소개에 따르면 "역사가 함부로 제쳐놓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게 무려 30년에 달하는 집필 기간으로 이어졌어요.

그 30년의 결과가 이 소설이에요.

(30년이라는 시간이 이 소설의 무게를 설명해요. 읽다 보면 느껴지거든요.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기록에 가까운 밀도가 있어요.)


줄거리는 4대에 걸쳐 흘러가는데

1910년대 일제강점기 부산 영도에서 시작해요.

가난한 집의 막내딸 선자는 잘생기고 세련된 브로커 한수를 사랑하게 되고 아이를 가져요. 그런데 한수에게는 일본에 아내가 있었어요.

선자는 한수의 아이를 품은 채 목사 이삭과 결혼해 일본 오사카로 건너가요. 일본에서 조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그게 이 소설의 시작이에요.

이후 이야기는 선자의 두 아들 노아와 모자수, 그리고 손자 솔로몬까지 4대에 걸쳐 이어지는 방식으로 전개돼요.

각 세대는 각자의 방식으로 차별과 싸우거나, 그 차별 앞에 무너지거나, 또는 그 현실을 받아들이며 살아가요.

노아는 조선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다가 그것이 드러날 상황이 되자 스스로 생을 마감해요. 모자수는 파친코 사업으로 큰돈을 벌지만 아들 솔로몬에게만은 그 한계를 넘어서길 바라요. 그런데 솔로몬은 결국 글로벌 금융회사를 그만두고 일본으로 돌아와 파친코 사업을 하겠다고 해요.

그 선택이 패배인지, 해방인지, 소설은 독자에게 그 판단을 남겨요.


파친코라는 제목이 왜 이 소설에 어울리는지

파친코는 일본의 도박 게임이에요. 재일조선인들이 일본 사회에서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업 중 하나였어요.

그런데 파친코는 단순한 소재가 아니에요. 쇠구슬을 튕겨 넣으면 어딘가로 굴러가는데, 어디로 갈지 아무도 몰라요. 통제할 수 없는 운명, 그게 파친코이고 그게 이 소설 속 사람들의 삶이에요.

역사에 의해 튕겨진 쇠구슬처럼 어딘가로 굴러가면서도 살아남으려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한국어 독자와 해외 독자가 이 소설을 다르게 읽는 게 흥미로운데

해외 독자들, 특히 미국과 영국에서는 이 소설이 이민자의 이야기로 읽혀요. 정체성, 뿌리,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는 감각. 이민 경험이 있는 독자들에게 강하게 닿는 이유예요.

한국 독자들에게는 조금 달라요. 일제강점기, 재일조선인, 자이니치. 우리가 알면서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았던 역사가 이 소설 안에 생생하게 담겨 있어요.

나무위키에 따르면 NYT는 2024년 7월 2000년 이후 출간된 도서 중 21세기 100대 베스트 도서를 발표했는데, 파친코가 15위에 올랐어요. 한국어로 쓰이지 않은 소설이 한국 독자에게 이렇게 깊이 닿는 경우는 드물어요.

(영어로 먼저 쓰여 한국어로 번역된 소설이에요. 그런데 그 소재는 누구보다 한국적이에요. 그 역설이 이 소설의 가장 특별한 지점이에요.)


드라마와 소설, 어떻게 다른지

2022년 애플TV+ 드라마는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주연으로 화제를 모았어요. 한국어, 일본어, 영어 세 개 언어로 제작됐고 제28회 크리틱스 초이스상 외국어 TV드라마 작품상을 수상했어요.

드라마는 원작 소설의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더했어요. 영도의 풍경, 오사카의 골목, 1980년대 뉴욕까지.

소설이 더 깊고 넓어요. 4대의 이야기가 훨씬 촘촘하게 담겨 있거든요. 드라마를 먼저 봤다면 소설에서 드라마가 담지 못한 부분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고, 소설을 먼저 읽었다면 드라마에서 시각화된 장면들이 더 선명하게 느껴져요.


독자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알라딘 소개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이 소설을 두고 "회복과 연민에 대한 강력한 이야기"라고 찬사를 보냈어요.

국내 독자들 사이에서는 두꺼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읽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아요. 특히 선자라는 인물이 너무 강렬해서 다 읽고 나서도 한동안 그 사람이 머릿속에 남는다는 거예요.

반면 방대한 분량과 많은 등장인물 때문에 중간에 읽기를 포기했다는 반응도 있어요. 두 권 분량의 대하소설이라 각오하고 시작하는 게 좋아요.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선자는 그 말 그대로 살았어요.

버려진 역사 속에서도 살아냈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으면서도 살아냈어요.

그 강인함이 어디서 오는지, 이 소설을 읽으면 알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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