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 작가 — 노벨문학상을 받은 뒤 망가진 남자의 이야기 | 노리노리

헤밍웨이 작가 — 노벨문학상을 받은 뒤 망가진 남자의 이야기

이 사람의 삶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게 돼요.

세계대전 두 개, 스페인 내란, 비행기 사고 두 번, 결혼 네 번, 그리고 마지막은 스스로 선택한 죽음.

어니스트 헤밍웨이예요.

소설이 거칠고 남성적인 이유가 있고, 문장이 짧고 담담한 이유가 있어요. 그의 삶 자체가 그 소설들이었거든요.


항목 내용
출생~사망 1899년 7월 21일 ~ 1961년 7월 2일 (향년 61세)
국적 미국
직업 소설가 / 저널리스트
수상 1953년 퓰리처상 / 1954년 노벨문학상
문체 하드보일드 스타일, 빙산 이론
결혼 4번 결혼, 4번 이혼

헤밍웨이는 어떻게 저널리스트에서 소설가가 됐을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지 않았어요. 캔자스시티 스타지 기자가 됐고, 1918년 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적십자 야전병원 수송차 운전병으로 이탈리아 전선에 자원했어요.

그 전장에서 다리에 파편을 맞고 쓰러졌어요. 총 237개의 파편이 몸에 박혔다고 해요. 그 경험이 이후 소설들의 뼈대가 됐어요.

전쟁이 끝난 뒤 파리로 건너갔어요. 당시 파리에는 거트루드 스타인, 에즈라 파운드, F. 스콧 피츠제럴드 같은 문인들이 모여 있었어요. 그 거트루드 스타인이 헤밍웨이를 포함한 그 세대 작가들을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라고 명명했어요.

1926년 첫 장편소설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를 발표하면서 헤밍웨이는 미국 문학의 중심에 섰어요.


헤밍웨이 문체가 특별한 이유

나무위키 표현을 빌리면 헤밍웨이의 책에서 어려운 단어는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고요. 윌리엄 포크너가 비꼬듯 했던 말이에요.

헤밍웨이의 대답은 이랬어요. "어려운 단어를 써야만 감동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 짧은 반박이 그의 문학 전체를 설명해요. 복잡한 수식 없이, 가장 적은 단어로 가장 많은 것을 전달하는 방식. 헤밍웨이는 그걸 빙산 이론이라고 불렀어요.

"빙산이 위엄 있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오직 8분의 1만이 수면 위에 떠 있기 때문이다."

글도 마찬가지예요. 독자에게 보이는 건 8분의 1이고, 나머지는 독자가 느끼도록 두는 거예요.

그리고 그 문체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된 게 아니에요. 역사의 밤 아티클에 따르면 《무기여 잘 있거라》의 결말을 무려 47번 다시 썼어요. 이유를 묻자 "적당한 단어를 찾기 위해서"라고 답했어요. 그리고 이런 말도 남겼어요.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

(이게 단순한 겸손이 아니라 치열한 집필 과정의 고백이에요. 매일 아침 6시에 글을 시작해 500~600단어를 채울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고 해요. 서서 글을 썼고, 잘 써질 때 오히려 멈췄어요. 내일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요.)


헤밍웨이의 삶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이유

4번 결혼하고 4번 이혼했어요. 스페인 내란에 직접 참전했고, 아프리카에서 사자 사냥을 했고, 쿠바에서 낚시를 즐기며 모히토를 마셨어요. 노인과 바다를 쓴 게 바로 쿠바 해변이에요.

2차 세계대전 때는 개인적으로 첩보 활동을 하기도 했고, 아프리카에서 비행기 사고를 두 번이나 겪었어요. 첫 번째 추락에서 살아남아 두 번째 추락을 겪었는데, 두 번째 사고 이후에는 국내 언론에서 이미 부고를 실을 정도였어요.

그리고 1954년, 노인과 바다로 노벨문학상을 받았어요. 시상식에 직접 가지 못했는데 후유증이 너무 심했거든요.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후의 헤밍웨이

수상 이후 헤밍웨이는 점점 망가졌어요. 알코올 중독, 우울증, 그리고 극심한 피해망상.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고 도청한다는 불안에 시달렸어요.

충격적인 건 그 망상이 사실이었다는 거예요. 위키백과에 따르면 냉전 시대 FBI가 실제로 헤밍웨이를 감시하고 있었어요. 쿠바와 소련과의 관계를 의심했기 때문이에요. 헤밍웨이가 망상이라고 취급받으며 치료를 받는 동안 그 감시는 계속됐어요.

1961년 7월 2일, 헤밍웨이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어요. 향년 61세였어요.

(이 결말이 그의 소설들과 겹쳐 보여요. 남성적 용기를 강조했지만 내면은 가장 취약했던 사람. 전장을 누볐지만 마지막엔 스스로를 이기지 못한 사람.)


대표작들을 어떤 순서로 읽으면 좋을까

노인과 바다 (1952) — 가장 먼저 권하는 책이에요. 130페이지로 짧고, 헤밍웨이의 문체와 세계관을 압축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요.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작품이에요.

무기여 잘 있거라 (1929) —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반전 소설이에요. 헤밍웨이 자신이 이탈리아 전선에서 겪은 경험이 그대로 담겨 있어요. 결말을 47번 다시 썼다는 그 소설이에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1940) — 스페인 내란을 배경으로 한 장편이에요. 헤밍웨이의 소설 중 가장 긴 편이에요. "아무도 섬이 아니다"로 시작하는 존 던의 시에서 제목을 가져왔어요.

태양은 또다시 떠오른다 (1926) — 데뷔 장편이에요. 잃어버린 세대를 직접 묘사한 작품으로 파리를 배경으로 한 헤밍웨이 자전적 소설이에요.

(노인과 바다를 먼저 읽고 헤밍웨이 문체에 익숙해진 다음 무기여 잘 있거라로 이어가는 순서가 좋아요. 두 작품 사이 20년 이상의 시간이 있는데, 같은 작가인데 결이 얼마나 달라졌는지가 보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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