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는 마흔 살에 등단했어요.
남들이 작가로서 전성기를 보내는 나이에 처음으로 소설을 발표했어요. 그리고 그 뒤 30년 넘게 쓰면서 한국 문학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한 명이 됐어요.
그 박완서가 1992년에 발표한 자전적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예요.
굿리즈 소개에 따르면 이 소설은 기존 박완서 소설들의 모태이자 원형이라 할 만한 작품이에요. 그녀의 다른 소설들 속에 파편적으로 담겨있던 자전적 요소들의 처음과 중간, 마지막까지의 모습이 이 소설에 완벽하게 재현되어 있거든요.
| 항목 | 내용 |
|---|---|
| 저자 | 박완서 (1931~2011) |
| 출간 | 1992년 (웅진) |
| 장르 | 자전적 장편소설 / 성장소설 |
| 배경 | 1930~40년대 개풍 박적골, 한국전쟁 전후 서울 |
| 특징 | 박완서 소설 세계의 원형 / 느낌표 선정도서 |
| 후속작 |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1995) |
싱아가 뭔지 알면 제목이 다르게 읽히는데
싱아는 들판에서 자라는 풀이에요. 새콤한 맛이 나서 아이들이 즐겨 먹던 풀인데, 지금은 거의 볼 수 없는 풀이에요.
박완서가 어린 시절 경기도 개풍에서 뛰어놀며 흙을 밟고 싱아를 씹던 그 시절, 그 시절의 냄새와 맛과 감각을 이 제목이 담고 있어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사라진 것에 대한 질문이에요. 들판도, 어린 시절도, 가족도, 평화도 모두 어디로 사라졌냐는 물음이기도 해요.
(이 제목 하나가 소설 전체를 담고 있어요. 읽고 나서 다시 제목을 보면 처음 읽을 때와 전혀 다르게 느껴지거든요.)
소설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보면
소설은 1930년대 경기도 개풍 박적골에서 시작해요. 박완서 자신이 화자로, 소녀 시절의 기억을 되짚어가는 구조예요.
오빠와 함께 공부하던 시절, 일제강점기 창씨개명을 강요받던 시절, 서울로 이사를 가서 경성의 풍경을 처음 마주하던 시절.
그리고 해방이 됐어요. 그런데 해방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국전쟁이 터져요.
소설의 무게가 달라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예요. 전쟁이 이 소설의 모든 것을 바꿔놓거든요. 사랑하는 오빠를 잃고, 그 상실이 박완서의 문학 전체를 만들어낸 뿌리가 돼요.
오빠의 죽음이 박완서 문학의 출발점이라는 게 중요한데
박완서는 마흔 살에 《나목》으로 등단했어요. 늦은 등단이었는데, 그 이유가 이 소설 안에 있어요.
한국전쟁에서 오빠를 잃은 것. 그 상실이 너무 컸고, 오래 걸렸어요. 문학을 통해 그 상실을 말할 수 있게 되기까지 2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거예요.
박완서가 평생 한국전쟁과 전후 시대를 소설로 써온 건 그래서예요. 고발이 아니라 애도였어요. 그 애도가 이 자전적 소설에 가장 선명하게 담겨있어요.
지금 이 소설이 가진 의미
박완서는 2011년 세상을 떠났어요. 그리고 지금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읽히고 있어요.
지금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는 이유가 뭔지 생각해보면, 1930~40년대 이야기인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 이어지는 감각이 있거든요.
전쟁이 일상을 부수는 방식, 사라진 것들에 대한 그리움, 어린 시절의 기억이 얼마나 선명하고 얼마나 아픈지.
이 소설은 박완서 한 사람의 이야기이면서 20세기 한국을 살아온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수능 지문에 자주 등장하는 작품이기도 해요. 학교에서 처음 접한 분이라면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는 걸 권해요. 지문으로 읽는 것과 소설 전체를 읽는 건 전혀 다른 경험이거든요.)
독자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알라딘 독자 서재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반응은 "박완서 작가의 어린 시절을 엿보는 기분"이라는 감상이에요. 소설임에도 회고록을 읽는 것 같은 진정성이 있다는 거예요.
특히 전쟁 이전의 경기도 시골 생활, 경성으로 이사한 뒤의 이야기, 해방과 전쟁이 이어지는 흐름이 역사책보다 훨씬 생생하게 담겨있다는 반응이 많아요.
반면 역사적 배경 지식이 없으면 처음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는 반응도 있어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맥락을 어느 정도 알고 읽으면 훨씬 깊이 읽히는 소설이에요.
싱아는 이제 들판에서 보기 어려운 풀이 됐어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사라진 것들은 어디로 갔을까.
박완서는 그 질문을 소설로 남겼고, 우리는 그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 자신이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를 돌아보게 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