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작가 대표작 총정리 — 7년의 밤부터 종의 기원까지, 한국 스릴러의 시작 | 노리노리

정유정 작가 대표작 총정리 — 7년의 밤부터 종의 기원까지, 한국 스릴러의 시작

간호사로 일하다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직으로 근무하던 사람이 문학상에 11번 낙방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한국을 대표하는 스릴러 작가가 됐어요.

정유정이라는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가 많은데, 한국의 페이지터너, 스릴러의 여왕, 장르소설의 경계를 허문 작가. 그런데 정작 작가 본인은 이렇게 말해요.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기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만담꾼처럼 재미있고 의미 있는 얘기를 전해주고 싶어요."

그 겸손한 말 뒤에 해외 20여 개국 번역 출판, 영화화된 대표작들, 그리고 암 투병 중에도 소설을 완성한 집념이 있어요.


항목 내용
출생 1966년, 전남 함평
학력 광주기독간호대 졸업
전직 간호사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직
등단 2007년 세계청소년문학상 수상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장르 스릴러, 심리소설, 장편소설
해외 출간 영미권, 프랑스, 독일, 일본 등 20여 개국

작가가 되기까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있는데,

위키백과에 따르면 정유정의 어머니는 3년 반 동안 암 투병을 하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그 시간 동안 정유정은 20대 내내 집안 생계와 동생들을 돌보며 보냈어요.

희곡작가였던 외삼촌이 힘들게 살다가 요절했기 때문에 어머니는 정유정이 작가가 되는 것을 반대했다고 해요. 그래서 정유정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야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어요.

(문학상에 11번이나 낙방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이유가 이 배경을 알면 조금 더 이해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흥미로운 건 암 투병이라는 또 다른 시련도 있었는데, 우먼센스 인터뷰에 따르면 《28》 집필 중에 암 진단을 받았어요. 방사선 치료를 마치고 6개월간 지리산에 머물면서 매일 오전 4~5시에 일어나 8km씩 러닝을 하며 살고 싶다는 의지를 다졌고, 결국 소설을 완성했어요.

(그래서인지 정유정의 소설에는 극한 상황에서도 버티는 인물들이 많은 것 같아요. 작가 자신의 삶이 소설 속 인물들과 닮아있는 부분이에요.)


정유정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 뭔지 보면,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다는 거예요. 한국의 페이지터너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닌데, 영화처럼 생생한 장면 묘사, 극도로 침착하게 그려내는 비극적 장면들, 그리고 독자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서사가 정유정 소설만의 색깔이에요.

그런데 단순한 스릴러로만 읽기에는 깊이가 있는데, 나무위키의 표현을 빌리면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 (7년의 밤), 악은 어떻게 존재하고 점화하는가 (종의 기원) 이 두 문장이 정유정이 탐구하는 주제를 압축하고 있어요.

범죄와 악을 다루지만, 정유정은 단순히 나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상황이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가를 묻거든요.


대표작들을 순서대로 살펴보면,

7년의 밤 (2011) — 살인 이후 남겨진 두 가족의 이야기예요. 아버지가 살인을 저질렀고, 그 아들이 7년 뒤 그 짐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구조인데, 독일 유력 일간지 디 차이트가 선정한 올해의 범죄소설 9위에 오를 만큼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작품이에요. 장동건, 류승룡 주연으로 영화화됐어요.

28 (2013) — 바이러스 재난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에요. 코로나 이전에 나온 소설인데, 재난 속에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다뤄요. 정유정 소설 중 가장 빠른 전개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아요.

종의 기원 (2016) — 사이코패스 주인공의 시점으로 쓰인 소설이에요. 미국 NBC 투나잇쇼에서 선정한 올 여름 추천도서 5에 오를 만큼 해외에서도 화제가 됐고, 지금까지도 한국 심리 스릴러의 대표작으로 꼽혀요.

진이 (2022) — 정유정이 처음으로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작품이에요. 생존과 복수라는 테마를 강렬한 여성 서사로 풀어냈어요.

영원한 천국 (2024) — 가장 최근작이에요. 월간인물 인터뷰에 따르면 출간 후 3개월간 독자들과의 만남을 가졌고, 이후 다음 작품 준비에 들어갔다고 해요.


정유정이 작가로서 추구하는 것에 대해 직접 말한 게 있는데,

"인간은 타인의 이야기를 학습하면서 지혜를 길러요. 모든 걸 경험할 수 없지만, 경험했다고 느낄 만큼 시각을 넓혀주는 게 문학이라고 생각해요."

소설 속 인물들이 겪는 극한 상황을 안전한 거리에서 지켜보고 무사히 내 인생으로 돌아오는 것, 그게 정유정이 생각하는 소설의 역할이에요.

그리고 이런 말도 했는데,

"셰익스피어의 소설을 읽고 그 이야기에 착안해 무언가를 창조해내듯이 원형이 되는 이야기 한 편을 남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스릴러 작가라는 타이틀 뒤에 이런 바람을 품고 있는 사람이에요.


정유정 소설 처음 읽는다면 어디서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정유정을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7년의 밤》이나 《종의 기원》 중에서 고르는 게 좋아요.

7년의 밤은 가족 이야기이면서 스릴러여서 정유정 소설의 색깔을 가장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입문작이고, 종의 기원은 더 어둡고 더 극단적인 정유정의 세계를 원한다면 선택하기 좋은 작품이에요.

28은 재난물을 좋아하는 분에게, 진이는 강인한 여성 주인공의 서사를 원하는 분에게 권하는 편이에요.

(순서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부터 읽어도 무관한데, 어떤 작품을 먼저 읽든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는 게 정유정 소설의 특징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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